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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년전 유럽 여행 중 프랑스 파리 개선문을 직접 가서 처음 본 적이 있었다. 큰 대문 형식의 구조물로 파리를 대표하는 상징물이었다. 개선문은 아치형의 모양을 이루고 있었다.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의 많은 성당들도 현관 출입문을 비롯해 대부분 아치 형태의 문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성당 내부구조는 반원아치 모양의 회랑 열주로 구성돼 있는게 대부분이었다. 아치형 구조는 유럽 문명의 전형적인 특징이라고 할 만했다. 오스트리아출신의 미술 역사학자 곰브리치는 그의 대표적인 책 ‘서양미술사’에서 로마시대 건축의 중요한 특징으로 아치의 사용을 꼽았다. 서양 사람들은 그리스 ‧로마시대를 문명의 원천으로 받아들인다. 그리스는 자연철학과 수학 등의 기본적인 체계를 세우며 서양문명의 시작을 열었다. 로마는 아치형 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문학으로 이끈 것은 야구였다.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무라카미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소개했다. “1978년 4월의 어느 쾌청한 날 오후에 나는 도쿄 신주쿠 메이지진구(明治神宮) 구장에 야구경기를 보러 갔습니다. 그해의 센트럴리그 개막전으로,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히로시마 카프의 대전이었습니다. 야구란 역시 야구장에 가서 봐야 하는 것이지요, 진짜로 그렇습니다. 방망이가 공에 맞는 상쾌한 소리가 진구 구장에 울려 퍼졌습니다. 띄엄띄엄 박수 소리가 주위에서 일었습니다. 나는 그때 아무런 맥락도 없이, 아무런 근거도 없이 문득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라고. 그때의 감각을 나는 아직도 확실하게 기억합니다. 하늘..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 수개월 전의 일이다. 내가 일했던 모 스포츠 신문사와 자매 결연관계였던 일본 모 스포츠신문사 기자가 서울올림픽 사전 준비상황을 취재하기 위해 찾아왔다. 일본 기자와 명함을 주고 받았을 때 명함에 적혀있는 낯선 직책이 눈에 들어왔다. 스포츠 취재부서 이름이 운동부로 적혀 있었다. 당시 국내 신문과 방송 등은 모두 체육부라는 이름을 달고 있었다. 같은 의미를 두고 우리와 일본은 다른 한자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그렇게 심각하게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포츠 용어에 대해 많은 궁금증이 생겨났다. ‘체육과 운동의 차이는 무엇일까’, ‘스포츠를 한국과 일본에서는 왜 체육과 운동으로 표기하는가’ 등 본질적인 문제에서부터 ‘영..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전반전에만 3골을 허용하면서 북런던 더비 패배를 막지 못한 토트넘 위고 요리스 골키퍼는 "팀이 박살났다"고 안타까워했다. 토트넘은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아스널과 경기에서 1-3으로 졌다. 부카요 사카의 세 번째 골은 전반 34분에 나왔다. EPL 출범 이후 아스널이 토트넘을 상대로 3골 리드한 채 전반을 마친 건 이날 경기가 처음이다. 요리스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반전에 통제력을 완전히 잃었다. 우린 박살났다. 당황스럽고 많이 실망스럽다. 뭉쳐야 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을 경질하고 누누 에스피리토 산투 감독을 선임한 토트넘은 개막전에서 맨체스터시티에 1-0 승리를 시작으로 ..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황희찬(25, 울버햄튼 원더러스)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황희찬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튼 몰리뉴 스타디움서 열린 2021-22시즌 카라바오컵(EFL컵) 3라운드(32강) 토트넘 홋스퍼전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울버햄튼은 토트넘과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2-3으로 패하며 대회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황희찬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와 저돌적인 돌파로 팬들을 열광시켰다. 특히, 후반 12분 적극적인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것이 다니엘 포덴스의 골로 연결돼 동점에 기여하기도 했다. 승부차기에서도 제몫을 다했다. 황희찬은 1번 키커로 나섰는데, 좌측 하단을 향하는 강한 슈팅으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영국 매체..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협살’이라는 단어가 단 한 번 나온다. 그 한자어는 ‘挾殺’이 아닌 ‘脅殺’이다. 성종 실록 140권, 성종 13년(1482년) 4월 26일 甲子 2번째기사에서 등장한 ‘脅殺’이라는 말은 겨드랑이를 찔러 죽이는 의미였다. ‘挾殺’과는 의미가 전혀 다른 말이다. 협살이라는 말의 어원이 일본에서 유래한 것으로 봐야하는 이유이다. 1868년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킨 일본 개혁파 지식인들은 미국의 야구를 받아들이며 야구의 일본화에 많은 힘을 기울였다. 일본 현대문학의 낭만주의 작가 마사오카 시키(正岡子規)와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등은 ‘서양의 괴물’ 베이스볼을 일본화한 단어로 만들었다. 문화적인 낭만을 담고 있으면서 운동의 성격을 잘 나타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한문으로 ‘들’을 의..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홈 데뷔전을 치른 황희찬이 위협적인 돌파로 홈 팬들을 흥분시켰다. 황희찬은 18일(한국시간)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포드와의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경기에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출전했다. 황희찬은 전반 내내 답답했던 팀 공격에 변화를 주기 위해 투입됐다. 울버햄튼은 3-4-3 전형에서 황희찬과 수비수 로망 사이스를 교체해 4-4-2 전형으로 변화를 줬다. 황희찬은 후반 11분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뒤 돌파를 시도했다. 상대 왼쪽 수비수와 맞붙었고 그는 오른발 발꿈치로 수비수 가랑이 사이를 뚫어내는 백플립 동작으로 돌파했다. 수비수와 몸싸움에서 이긴 황희찬은 이후 중앙에 있는 동료에게 패스를 시도했지만, 수비수에게 막혔다. 경기..
전설이 추락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가 배출한 역대 최고의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닌 윤성환(은퇴)이 14일 징역 1년, 추징금 2억 350만 원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형사11단독)은 14일, 돈을 받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로 구속 기소된 윤성환에 대해 이와 같은 판결을 내렸다. 앞서 윤성환은 지난해 지인으로부터 "상대팀에 1회 볼넷을 허용하고, 4회 이전에 일정 점수 이상의 실점하는 등 승부를 조작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5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다만 재판부에 따르면, 윤성환은 승부 조작이 예정됐던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실제 조작에 나서지 않았음을 밝혔다. 지난 2004년 신인드래프트 2차 1순위(전체 8번)로 삼성에 입단한 윤성환은 데..
‘유격’이라는 말은 한자어이다. ‘놀 遊’에 ‘칠 擊’의 합성어이다. ‘遊’는 원래 논다는 의미이다. ‘유휴지(遊休地)’,‘유휴시설(遊休施設)’ 등에 ‘유’자를 쓰는 것은 놀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遊’는 논다는 의미 말고도 넓게 돌아다닌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유격’은 ‘유세(遊說)’에서 사용하는 ‘유’의 의미처럼 널리 돌아다니며 형편에 따라 공격한다는 말이다. 유격이 군사용어로 많이 쓰이는 이유이다.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유격이라는 단어가 총 853회 나오는데, 주로 군사, 전쟁과 관련한 대목에서 많이 등장한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는 ‘유격대’, ‘유격’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며 전쟁에서 승리할 것을 주문한다. 서강대 사학과 임지현 교수는 그의 저서 ‘세계사 편지’에서 ..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킬리앙 음바페(22, 파리 생제르맹)는 확고했다.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 활발했던 지난 여름 이적 시장, 이미 팀 동료들에게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말했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12일(한국시간) "음바페가 파리 생제르맹 동료들에게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말했다. 지난 여름에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지 못했기에, 내년에 자유계약대상자(FA)로 떠날 거로 보인다"고 전했다. 매체는 유럽축구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를 인용해 보도했다.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음바페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고 싶어 한다. 파리 생제르맹 팀 동료들에게 레알 마드리드 이적을 말했다"고 알렸는데, 정보에 따르면 팀 동료들에게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 확신할 수 없지만 난 ..